㈜제이피에스 여동훈 사장 ⓒ김예진 기자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철강 문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것
철강 문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것
[ 월간인물 김예진 기자 ]
완벽한 반전에는 정직한 인과관계가 있다.
완벽한 반전에는 정직한 인과관계가 있다.
여동훈 사장의 끊임없는 도전이 결과를 만들었다.
준비하는 사람은 언젠가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도전과 실패를 무한 반복했다.
잦은 실패는 회사를 휘청이게도 했지만, 결국 개발에 성공한 기술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든든한 자산이 되었다. 2020년, 모두에게 닥친 코로나라는 위기 앞에서도 한탄하거나 버티는 것보다는 이 시간을 기회로 삼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코로나가 지나간 후, 막연했던 준비과정은 엄청난 기회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준비하는 사람은 언젠가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도전과 실패를 무한 반복했다.
잦은 실패는 회사를 휘청이게도 했지만, 결국 개발에 성공한 기술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든든한 자산이 되었다. 2020년, 모두에게 닥친 코로나라는 위기 앞에서도 한탄하거나 버티는 것보다는 이 시간을 기회로 삼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코로나가 지나간 후, 막연했던 준비과정은 엄청난 기회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코일 포장용 결속 헤드 모듈’로 대한민국 발명 특허대전 대통령상 수상
현실은 냉혹하다. 여동훈 사장 또한 불과 얼마 전까지 이 냉혹한 현실을 몸으로 체감했다.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기술개발에 매달렸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고, 자금 부족으로 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놓인 것.
2020 발명 특허대전에 대통령상을 받으러 가는 길, 차비 마련이 어려워 돈을 빌려야 했다.
그리고 현재, 회사는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수주 성과를 올리며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는 첫 단계 앞에 당당히 서 있다.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기술개발에 매달렸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고, 자금 부족으로 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놓인 것.
2020 발명 특허대전에 대통령상을 받으러 가는 길, 차비 마련이 어려워 돈을 빌려야 했다.
그리고 현재, 회사는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수주 성과를 올리며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는 첫 단계 앞에 당당히 서 있다.
제이피에스의 시작인 제일기계공업사는 1975년 설립되어 방산 사업과 철강 결속기 부품의 국산화 사업에 주력했다. 그러던 중 2004년에 방산 사업에서 철수했고, 철강 부품과 수동 툴, 결속기 헤드를 거쳐 철강 코일 포장 전 공정 무인 자동화 기술을 단계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3년 이후에는 페로 합금 주조시장의 세계원천기술인 무파쇄 주조기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며 미국과 카자흐스탄에 수출했고, 2016년에는 세계 최초 스마트 전기 서브 모터 결속기 개발에 성공하여 포스코, 동부제철, 현대제철, 인도 타타제철소 등 국내외 수출을 본격화했다. 기술개발 성과에 힘입어 2018년에는 기술혁신 부문 산업대상을, 2019년에는 정부로부터 New Excellent Product 인증을 받았다.
그리고 2020년 12월,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 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2020 대한민국 발명 특허대전’에서 정부포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대통령상을 받기 위해 김해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 중소 제조기업으로서 대기업 중심의 보수적인 철강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였던 지난 고군분투가 떠올라 그는 눈물만 흘렸다. 분투 끝에 지켜낸 ‘기술개발’이라는 기업의 방향성에 뜻밖의 큰 지지를 받았다.
2013년 이후에는 페로 합금 주조시장의 세계원천기술인 무파쇄 주조기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며 미국과 카자흐스탄에 수출했고, 2016년에는 세계 최초 스마트 전기 서브 모터 결속기 개발에 성공하여 포스코, 동부제철, 현대제철, 인도 타타제철소 등 국내외 수출을 본격화했다. 기술개발 성과에 힘입어 2018년에는 기술혁신 부문 산업대상을, 2019년에는 정부로부터 New Excellent Product 인증을 받았다.
그리고 2020년 12월,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 발명진흥회가 주관하는 ‘2020 대한민국 발명 특허대전’에서 정부포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대통령상을 받기 위해 김해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 중소 제조기업으로서 대기업 중심의 보수적인 철강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였던 지난 고군분투가 떠올라 그는 눈물만 흘렸다. 분투 끝에 지켜낸 ‘기술개발’이라는 기업의 방향성에 뜻밖의 큰 지지를 받았다.
“대통령상을 받으러 서울로 올라가던 때 회사는 부도 직전이었어요. 5개월 이상 지급하지 못한 급여를 비롯해 모든 게 연체된 상황이었습니다. 기업을 살릴 방도를 찾지 못하던 순간에 기적처럼 큰 상을 받게 된 거예요.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철강 시장은 상당히 보수적이기 때문에 몇 년을 써보고 괜찮으면 바꾸는 형태에요. 수많은 실패와 자금적 손실이 당연히 따라옵니다. 이 사업을 안착시키는 데 2년 반 만에 150억이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술개발을 했고, 70여 건의 특허도 냈어요. 고객들에게 현장 실증으로 인정을 받기까지 참 힘들고 불안한 시간이었는데, 대통령상이라는 큰 위로와 용기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그 과정에서 투자가 성공하며 자금 유입이 되었고, 상황이 완전히 전환됐어요.”
이번에 인정받은 개발성과는 철강 코일 포장 시 결속력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코일 포장용 결속 헤드 모듈’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16년부터 회사가 기술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현재는 특허 획득과 신제품 인증을 마치고 상용화된 설비이다. 모든 주요기능이 피 포장물의 두께나 위치에 따라 사람처럼 힘을 가변하는 획기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마찰력을 고려하여 실제 힘을 디스플레이하는 기능도 갖춰 생산하는 코일의 수와 관계없이 고객이 원하는 질 좋은 포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용접성 또한 특허기술로 시현될 만큼 우수하여 고객에게 원가절감 및 품질향상이라는 두 가지 이득을 제공한다. 특히, 거의 모든 부품이 기존 공압용과 비교해 3배 이상 수명이 길고 정비성도 100배 이상 향상되어, 사용할수록 돈을 버는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여 사장은 자부한다.
4일간 진행된 발명 특허대전 행사에서
제이피에스는 특허청장과 국회의원 등 내빈들에게 제품의 우수성을 발표하며 주요 참가업체로서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유럽 기업과도 31개국 독점판권계약을 체결했으며, 인도의 유명 철강 기업과도 인도지역의 독점판권계약을 체결하는 등 여러 해외업체에서 활발한 기술 및 수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 헤드는 미국과 일본, 독일 등 글로벌회사의 독과점시장에서 레드 오션을 블루 오션으로 전환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한 제철 시장 외에 코일센터 시장과 특수강 시장을 고려하면 국내외 시장을 합쳐 조 단위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철강 포장의 핵심인 결속기의 신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의 주도권을 잡음과 동시에 10여 년간 개발하고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온 주변 단위 공정 자동화 기술이 함께 빛을 발한다면 그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현재 중국, 인도, 베트남 등을 통해 규모를 확장하고 있어요. 용광로를 상징하는 붉은색처럼 멈추지 않는 심장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격차를 벌리면서 성장하는, 철강 문화의 상징이 되겠습니다.”
창의적인 기술의 개발이 회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
1세대 경영자인 아버지, 여재율 회장의 뒤를 이어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결심했지만, 당시 기업은 방위산업을 철수하는 등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냉철한 판단 끝에 여동훈 사장이 내린 답은 ‘기술중심의 경영’이었다. 유일하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어야 중소 제조기업으로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신기술개발은 상용화 이후 고객에게 제품을 인정받기까지 대개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수십 가지의 단위 공정 자동화 설비를 완성도 높은 자동화 설비로 만들고 판매하기까지 많은 실패와 자금손실이 따랐다. 여기에 2018년 이후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의 여파까지 2년 반 사이에 3~4차례의 심각한 위기 또한 있었다. 그러나 속도보다는 방향성을 믿기로 했다. 방향을 잘 잡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중소기업도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희망의 빛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당시엔 희망이 없었어요. 모든 기술이 모방이었고, 사업의 본질과 동떨어진 영업 중심이었죠. 미래도 비전도 기대할 수 없는 회사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독창적인 기술력의 개발이었어요. 믿을 건 기술뿐이에요. 기술은 회사의 생명이 되어 회사를 계속 발전시킵니다. 그리고 이 기술은 올바른 경영자와 직원을 통해 쌓이고요. 그래서 과감하게 사람들을 스카우트했어요. 매출이 20억인데 7억을 투자해서 사람들을 영입하고, 차곡차곡 기술을 쌓으며 도전을 하니 기회들이 왔어요. 대통령상을 받은 사업 또한 중소 제조기업에서는 건드릴 수 없는 규모의 사업이었는데, 과감하게 추진을 했어요. 인정을 받기까지 17년이 걸렸습니다. 사즉생의 각오로 뛰어들었는데 죽지 않고 살았네요.”
경영에 대한 배움이 충분치 않은 자신이 가보지 않았던 길로 모두를 이끄는 일엔 항상 두려움이 있었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모두를 죽이는 길로 끌고 가는 것 같은 두려움. 하지만 그가 믿는 유일한 진실, ‘변한다는 사실만이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에 운명을 걸었다. 누구도 1년 뒤를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서 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도전을 이어갔고, 대기업 중심의 구조 속 숨어있던 중소기업에서 당당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제 여 사장이 원하는 건 제이피에스를 비롯한 중소 제조기업 및 대기업의 공평한 공동 성장이다.
“많은 도전 끝에 대통령상도 받았고, 수주도 정신없이 밀려들고 있어요. 저희는 다행히 결과가 좋았지만, 중소기업이 도전의 끝을 보기는 힘든 현실이에요. 훌륭한 업체가 많지만, 대부분이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의 철강 시장이 최고라고 하는데 중소기업이 없다는 건 문제입니다. 특허가 자산으로 제대로 인정받아 중소 제조기업이 기술중심 경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시스템이 보완되길 바랍니다. 기술중심의 회사는 수많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만큼 재무신용이 좋을 수 없습니다. 이를 고려해 금융지원을 해주는 제도적 시스템보완도 절실하다고 느낍니다. 철강과 주조 등 뿌리 산업이 4차 산업혁명과 거리가 멀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IoT 등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혁신적인 4차산업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해주세요. 창의적인 기술에 R&D 자금을 올바른 선택과 집중으로 지원해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제이피에스 여동훈 사장 ⓒ김예진 기자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의 무파쇄 주조기와 45년 경력의 포장 설비 사업에 주력
회사는 코로나라는 복병으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미국은 방문이 어려워졌고, 카자흐스탄에서는 체류 불가능으로 쫓겨났다. 예상하지 못했던 기회비용이 증가했고, ‘기술’로도 어쩌지 못하는 불가항력을 느꼈다. 갑작스러운 위기에서 돌파구가 된 건 포장 무인화 자동화 설비이다.
“코로나 시대에 포장 무인화 자동화 설비가 성장하고 있어요. 포장 설비는 내년 국내 수주를 300억 대로 계획하고 있어요. 무파쇄 주조기는 철강제품을 용융하는 과정에서 탈산, 탈황을 목적으로 첨가제로 사용하는 페로합금분야의 원천기술로, 향후 5조 시장의 1차 시장을 열어가는 고부가가치 기술이에요. 파쇄과정이 없어 기존 2~30%의 재료손실을 3% 이하로 제어할 수 있고, 생산과정에서 환경오염도 없으며 넓은 부지와 생산설비가 필요 없는 혁신기술입니다. 코로나로 지역별 이동이나 발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022년에는 매년 연 매출 500억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어요. 최근 미국 특허등록을 마친 상태이고, 단계적으로 유럽과 일본의 특허등록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회사는 공격적으로 해외를 공략하기에 리스크가 큰 올해까지는 포장 설비 중심으로 수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올해는 내수시장의 성장에, 2022년에는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사람 인(人)자가 사람이 사람을 받치는 모양이듯, 회사를 든든히 받쳐주는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가진 무파쇄 주조기와 45년의 경력을 가진 포장 설비 사업이 회사의 기반을 다지고, 언젠가 꽃 피우는 시기를 맞이하게 해줄 것이다.
직원이라는 자산이 있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는 것 같은 어려움 속에서 함께 버텨준 직원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은 기업의 성장이다. 이런 이유로 주주와 직원들을 부자로 만들겠다는 게 여동훈 사장의 목표다. 모든 게 실패로 돌아가고, 손에 쥔 것이 없던 순간에도 직원이라는 자산만은 남아 있었고, 직원들이 있었기에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월급이 밀린 상황에서 자기들끼리 돈을 모아 사장에게 5, 6천만 원을 빌려준 직원들이에요. 중소 제조기업인 저희는 기술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똘똘 뭉쳐야만 살아남을 수 있어요. 공동의 목표와 진정성을 가지고,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으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죽을 때까지 떨어지다 보면 다시 올라올 수밖에 없고,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변화가 생기고 기적이 일어나요. 같이 실패를 많이 경험했는데 이제는 기적을 직원들과 함께 경험해 나갈 것입니다.”
출처 : 월간인물(http://www.monthlypeople.com)